[호주 워홀] #6 3주간의 짧고도 긴 휴가 끝, 친동생과 함께 시드니로 컴백.
2020.02.24 ~ 2020.02.28
2월 24일 일요일.
어김없이 호주로 돌아가는 날이 왔다.
아침 일찍 부모님과 동생이랑 함께 김해공항으로 향했다.
두 번째로 가는 거라 그런지, 처음보다 떨림이나 걱정은 덜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치고, 다 같이 아침을 먹었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동생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무지하게 호주 오기 싫었던건 안 비밀..^^ 눙물 또르륵)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에 도착.
이 공항만 3번째 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휴
여긴 후덥지근하구나..
한국 올 때는 푸드코트를 들렸었는데, 정말 맛이 없었다지..
공항 안마의자에 잠시 앉아서 포풍 검색, 공항 맛집을 찾았다.
가게 이름은 "난도스"
메뉴판을 한참 뚫어져라 보다가 주문을 했다.
이번엔 맛있는 걸 먹고 싶다 구우 우우~~~
메뉴판을 보니, 세트메뉴가 있어서 꼬치 메뉴 하나랑 닭다리인지 닭날개인지 해서 세트로 시킴ㅋ
역시 맛집답게 맛은 있었다.
향신료 향도 강하지 않고,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굿굿.. 저번보단 훨씬 나아~
그러곤 한국 올 때 갔었던 카페에 가서
카야토스트와 커피를 시켜서 또 시간 죽이기...
공항 대기시간이 젤 힘들다ㅠㅠ
어쨌든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시드니로 고고싱~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동생 폰 유심을 한 뒤 주차장으로 향했다.
자동차 배터리를 분리해놓고 한국에 갔었던 터라 다시 합체를 해주고(혹여나 방전될까 봐),
시동을 걸어 확인한 뒤 뒷좌석에 짐을 넣으려고 차 안쪽에서 락을 뙇 풀고 앞문을 기분 좋게 닫아버렸는데, 뒷문을 열려는 순간....
"털컥털컥" 어랏 왜 안 열리지?... 앞문도 잠겨버려...ㅆ...
내키!! 내키는 어쨋지!?!!?
앞좌석 창문으로 안을 보니, 의자에 떡하니 내 차키가 있는 것이었다...
순간 식은땀 삐질.. 세컨 키도 트렁크에 있고, ㅠㅠㅠ
내손으로 내차를 잠가버렸다... 이런 수 ㅔㅅ더 ㅃ ㅓㄱ!!
이 참담한 현장을 마주 하는 건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다..
하.. 바보 같은 나..
그렇게 피곤해 죽겠는 몸으로 2시간 정도 공항 주차장에 자체 감금되었다.
보험 들어 놓은 게 있어서 출동!! 을 부르려 했지만,
내 짧은 영어론 택도 없는 일..
1시간가량 시도해보다가 포기..
(이럴 거면 보험 왜 들어 논 건지 의문)
하는 수 없이 사설 정비 아저씨를 불러서 거금을 주고 땄다.
어쩌겠는가.. 공항에 계속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그렇게 여차저차 해서 공항을 빠져나왔다.
(하.. 내 120불..)
호주는 역시 나랑 안 맞나?^^
차 안에서 동생과 이러쿵저러쿵 위안을 하며, 예약해놓은 에어비앤비 숙소로 향했다.
체크인 시간이 1시간 정도 붕 떠서 점심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 한인식당이 있길래 고민 없이 들어갔다.
불고기 덮밥이랑 떡볶이 치킨을 시켜서 냠냠 먹었다.
동생은 맥주 난 콜라 (운전을 해야 하니까^^.. 나 도맥 주..)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피곤하기도 하고, 아까 그 일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아서 무슨 맛인 줄도 모르고 그냥 먹었다.
숙소는 뭐 나름 나쁘지 않았다.(겉으로 보기엔)
하지만, 여기도 바퀴벌레 천국에 화장실 욕조 하수구도 막힌 듯했다.
(씻을 때 물이 잘 안 내려가서 불편)
왜 내가 가는 곳마다 바퀴가 많고 난리야!!!!
여긴 새끼 바퀴벌레들이 엄청 엄청 진짜 진짜 많았다.
거의 마지막 날쯤이었나? 침대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하곤, 밤새 잠도 설쳤다.
컹, 그렇게 찝찝하게 또 일주일을 지냈다.
시드니에 와서도 숙소에서 잠만 자는 동생.
나완 달리 집순이인 동생.
사실 뭐 나가서 할 것도 없었지만, 나는 여기저기 같이 구경하고 놀고 싶었는데, 동생은 아닌가 보다..
집에서 하루 종일 밥이나 해 먹고, 유튜브랑 넷플 드라마 정주행이나 하며,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보냈던 듯.
사실 직장도 구해야 하고, 여러모로 나도 여유가 없었다.
시드니 와서 까지 계속 집콕만 하다가,
뭐라도 하자.. 어디라도 가보자.. 해서 찾은 곳.
한참 고민하다가 본다이 비치와 그 옆에 있는 아이스버그 수영장을 갔다.
수영복이랑 수건만 챙겨서 고고싱.
주차는 도로 주차를 해야 한다.
주차비는 2시간에 10불 쫌 넘었던 것 같다.
(그리 막 비싼 편은 아니었음)
그리고 수영장 입장료는 한 사람당 7불? 정도였던 것 같다.
(10불이 채 안되었음)
여하튼 수영장에 들어가 옷 갈아 입고, 인증샷 수십 장 찍고 나서 어푸아푸 수영을 했다.ㅋㅋㅋㅋㅋㅋㅋ
10분 정도 했나..? 체력 방전..ㅋㅋㅋㅋㅋㅋ
수영장 물은 바닷물로 운영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매우 짰다.
그렇게 30분~1시간 정도 놀다가 씻고 나와서 바다로 갔다.
크... 바다는 역시 언제 봐도 좋다.
사람들도 꽤 많았다.
호주 바다는 어딜 가도 깨끗한 것 같다.
멀리서도 바닷속이 다 보이는 걸 보면..
짠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단 게 땡겼음.
아이스크림 트럭이 있길래, 밀크 쉐이크 한잔이랑 아이스크림을 사서 산책길을 걸었다.
걷다가 사진도 찍고, 벤치에 앉아서 동생이랑 얘기도 하고, 한참을 멍 때리다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아쉬운 마음이 들어 시드니 시내를 가보기로 했다.
하버 브릿지를 볼 수 있는 공원이 있어서 거기로 향했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남ㅠㅠ)
여기도 주차비를 지불해야 하는데, 주차비가 아까워서
동생 보고 "가서 후딱 보고 사진 찍어와!" 해놓고, 나 혼자 공원 2~3바퀴를 빙빙 돌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쫌 웃김.. 그냥 주차하고 보지..
여기 와서까지 궁상이다 정말.
어쨌든 동생이 건져온 사진.
그러곤 오페라하우스를 보기 위해 다시 출발했다.
아오 시내 넘 복잡한 것..
네이버 포풍 검색해보니 오후 6시 이후에 무료주차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내 기억엔 맥도널드 뒷골목이었던 듯.
파킹을 해놓고 오페라하우스 고고싱.
해 질 녘이었는데, 산책하는 내내 바다와 하버브리지 그리고 오페라하우스가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었다.
선셋이 비추는 전경은 그야말로 황홀스..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하하호호 웃으며 수다를 떠는 사람들.
너무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기분.
나 혼자만 여유 1도 없었구나.. 생각이 들더라.
아침까지만 해도 외출을 할까 말까 엄청 망설였었는데,
나오길 잘했다, 진짜 기분 좋다..!! 백번은 얘기했다.
(사람은 역시 외출을 해야 해)
이제야 드디어 호주에 온 기분이라고 동생이 말하는데, 행복해하는 동생을 보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드니에서 해먹은 것들-
7일 동안 시드니에 있으면서, 거의 집콕만 했다.
제대로 된 외출은 2번이 전부인 듯.
가이라에서 같이 일했던 한국인 언니 오빠 커플 만나서 같이 밥 한 끼 먹고, 바다 보고 수영장 갔다가 시내 나갔다 온 게 전부ㅎ
숙소에서 취업준비하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사실 동생을 꼬셔서 온만큼 책임감이 컸다.
그만큼 마음의 부담도 없지 않아 있었고,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에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레쥬메를 돌려 봤지만, 연락 오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처음 브리즈번 도착해서 있었던 그 행운 같은 일은 두 번은 오지 않았고, 나는 점점 초조해갔다.
우여곡절 끝에 한 곳에서 인터뷰 연락이 오는데...
그것은 다음 편에서 풀어볼 생각이다.
그럼 오늘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