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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장 일기 [Develop]/Daily diary_성장일기

[일상기록|Daily diary] #3 취중일기|다시 한번 더 동기부여가 되는 걸|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야|성장 일기|D.D|

by ㅣMyselfㅣ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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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Daily diary] #3 취중일기|다시 한번 더 동기부여가 되는 걸|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야|성장 일기|D.D|


브리즈번에서 지내고 있는 친동생이 내일 퍼스에 온다. 

다음 주에 생일이기도 하고, 다음 달이면 한국에 돌아가야 하는 게 사실상 확정이다.

지금이 아니면 오랫동안 못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거의 밀어 붙이듯이(반 강제로) 놀러 오라고 했다.

 

6개월 만에 만나는 거기도 하고,

집밥이 늘 그립다던 동생 말이 생각나서 퇴근 후에 마트로 달려가서 한아름 장을 보고 왔다.

소고기가 먹고 싶다는 동생말에 소갈비찜을 하려고 마트에 갔는데, 당연히 있겠지 생각했던 소갈비 없.었.다.(망)

사실 다른 정육점 가면 살 수 있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온통 돼지 등뼈로 가득했다.

나의 추억음식이라고 하면 엄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준 돼지등뼈찜이다.

어찌나 맛있었는지, 거의 15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그 맛이 입에 맴돈다.

나도 한번 실현해 보고자 호기롭게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거의 뭐 무의식적으로 덜컥 사버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정리하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한 냄비 가득 담고도 넘쳐흘렀다.

넉넉하게 먹고 싶은 마음에 두 봉지나 샀던 게 많이 과했나 보다.

내일 본격적으로 요리하기에 앞서 연습해 보자 생각하고, 1인분 덜어서 만들어봤다.

근데 웬걸, 내가 생각했던 맛이랑 너무 다른걸...?

거기다 돼지 잡내도 나는 듯했다... 하... 이걸 어쩐다...

동생 생일상을 맛있게 차려주고 싶었는데 망했다.. 싶었다.

 

시간을 보니 9시 30분.

아직 엄마가 깨어있을 시간이겠다 싶어서 바로 카톡을 했다.

'엄마 도와죠 나 지금 심각해'

 

바로 걸려온 페이스톡.

나는 그렇게 엄마와 1시간 가까이 통화를 했다.

 

간단한 안부인사를 나눈 뒤, 돼지 잡내 없애는 방법을 알아내고는

점점 이야기의 흐름은 진지톤으로 흘러갔다.ㅎ

사실 요새 알게 모르게 한쪽 구석이 답답하기도 하고,

입이 근질근질했던 참이었다.

가벼운 대화도 아닌 것이 무거운 대화도 아닌 것이.

그냥 정말 서로 잘~ 통하는 대화를 하고 싶었다.

티키타카도 해가면서 서로의 속마음도 얘기하면서 맞장구도 쳐주고, 자신만의 생각도 얘기하고,

그런 대화가 좀처럼 없었던 요즘이었는데, 

엄마랑 통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식의 대화가 오고 갔다.

 

요즘 우리 화두에 있는 주제는

동생의 미래(?) 혹은 앞날(?)이다. 

동생 피셜, 한국에서의 생활은 막막하기 그지없고,

호주에서의 4년 동안의 생활은 그저 그랬었는데(한국에서보다는 만족)

막상 비자가 내일모레 끝난다고 하니, 동생발등에 불이 붙어 버렸다.

그제서야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안 것이다.

사실 그게 진정으로 원하는 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 호주에서 살아야겠어. 호주에서 살고 싶어!!"

한동안 심난한 모습으로 살더니, 어느 날 갑자기 대뜸 선전포고를 해왔다.

그래서 요즘 동생은 학생비자 준비에 한창이다.

 

우리 가족은 가난하다.

아니, 가난하다기보다는 여유가 없다,

그냥 돈이 없다.

나는 반반이라고 했다. 찬성반 반대반.

호주 영주권에 도전하는 동생을 응원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그 길이 얼마나 힘들지 너무 잘 알기에 반대했었다.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그게 아닐 텐데, 나는 동생을 어릴 때부터 봐왔던 사람으로서

이아이가 무엇을 할 때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지, 그리고 어릴적 꿈이 뭐였는지 알았기에 사실상 반대에 가까웠다.

내 마음이나 의견이 어찌 되었든 간에 동생은 자기 인생의 기반을 호주에 두고 싶다 하니,

그리고 얼마나 그 마음이 절실한지 봐왔던 나이기에 막상 (맘속으로 혼자만.. 아무도 몰라..) 반대하던 내 마음도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내가 평생을 책임져주지도 못할뿐더러 지금 원하는 일이 그것이라면 결과야 어찌 되었든 해야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또한 배움과 깨달음이 있을 것이고, 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마음에 크게 반대는 못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동생에 대한 상황이나 현실적인 문제들을 얘기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엄마의 눈시울이 점점 붉어져갔다.

닭똥 같은 눈물을 한 방울씩 흘리면서, 내가 못나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그 모습을 보는 내가 다 울컥했다.

 

"너희 인생에서 그렇게 간절히 원할 때

경제적으로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그 말에, 

"그러면 엄마가 이제부터라도 조금 더 아껴 쓰고 더 벌어서 힘이 되어주도록 노력해 볼게"라는 그 말에,

나는 또 한 번 더 울컥했다.

그러면서 쭉.. 하시는 말씀이

"엄마가 경제적으로는 힘이 못되어줘도, 마음만은 힘이 되어주고 싶다."

"너희들이 땡전 한 푼 없이 한국에 돌아갈 수도 있어!라고 말했을 때,

엄마는 그 모든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너희들이 편하게 잠들 수 있는 잠자리, 그리고 삼시세끼 굶지 않게 밥 챙겨주는 건 해 줄 수 있어."

"그 정도는 엄마도 해줄 수 있다."

"그리고 엄마는 너희들이 아직 젊다고 생각해.

80살까지 살지, 90살까지 살지 언제까지 살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너희가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 바라는 일이 있다면 무조건 해봐라. 너희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 무조건 다 맞아!"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너희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주는 일밖엔 없어."

"나는 너희들이 무조건 잘 살 꺼라고 믿고 있다." 

 

우리 엄마가 이렇게 멋진 사람인지 새삼 또 깨달았다.

그동안 나는 엄마에게 모진 말만 했었는데,

마지막 엄마의 한마디, 우리를 믿고 있다는  그 확신의 한마디가 내 마음을 울렸다.

내가 이렇게 잘 성장할 수 있는 까닭은 어쩃거나 저쨋거나 

이렇게나 멋진 피를 내가 물려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늘 나는 한 게 없다. 방치했다. 스스로 알아서 잘 큰 것이다.'라고

겸손한 말만 늘어놓으며 다니던 우리 엄마.

난 그래서 정말 내가 스스로 잘 큰 줄 알았다.

 

그건 오만이고 착각이었다.

항상 따뜻한 시선으로 따뜻한 말로 따뜻한 온기로 대해 주시진 않는다.(반전)

내가 늘 바라보던 엄마는

무관심하고 무뚝뚝하고 사랑표현에 서투른,

욕심 많고, 조금은 이기적인 울 엄마.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온 내 모습이 부끄러울 정도로 울 엄마는 멋진 사람이었다.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가 힘들 땐 늘 한결같이 우리의 그늘이 되어주고,

삶이란 여정을 걸어가는 길에 크고 작은 돌뿌리에 넘어지지 않게 앞장서서 길을 닦아주진 못하지만,

넘어질 때마다 뒤처지지 않게 묵묵히 뒤에서 우리를 받쳐주고 있다는 걸.

이제야 나는 조금씩 깨닫고 있다.

 

뜬금없지만, 나는 우리 가족에 대한 애정이 너무 깊다 못해 과하다.

그래서 사실 가족 구성원중에 내가 제일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다.

장녀로서, 또는 언니로서, 

그만한 삶의 무게와 부담감도 있고, 그 크기만큼 멋지게 잘 살아내고 싶다.

그냥 오늘 오랜만에 엄마와의 통화 그리고 우리 가족얘기들을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내가 잘 살아야만 하는 이유, 그 동기부여가 한번 더 쫙~ 되었다.

 

사실 이번주에는 의지가 불타오르고 열정이 솟구치고, 그런 감정들이 점점 사그라들면서

이거 나 또 작심삼일 아니야?

그래, 꽤 길게 간다 싶었다. 손 놓을 때 됐지.

니가 그럼 그렇지..

이렇게 생각했었다.

 

BUT! 그런데 거기서 그치진 않았다.

아니야 무슨 소리!

나 진짜 이번엔 해낼 거야. 바뀔 거야. 이번엔 정말로 그러고 싶어!

내 안에서 내가 또 한 번 더 외쳤다.

그래 이거면 됐다. 이런 마음이면 나 조금은 길게 갈 수 있다.

할 수 있다. 해 낼 수 있다. 무조건 해 낼 거다!!!!!!!

그래서 결론은 우리는 결국 해낼 것입니다.

무조건 잘 되게 돼있다는 것!

난 너무 행복한 사람이야. 멋진 사람이야. 외치고 자러 갑니다.. 총총총..

 

PS) 취중일기....... 쓸까 말까 고민했다.

근데 나 사실 이렇게 글 쓸라고 다시 티스토리 시작한 건데!!!!!!!!!!!!!!!!

나는 그런 듯 아닌 듯 관종이니까^^

난 사실 술 마시고 글 쓰는 걸 좋아한다.

아니 아니 반대다. 술만 마시면 글이 쓰고 싶다. 

어쩌면 취중일기 종종 쓸지도 ^^ 아니.. 자주일지도^^

부끄럽지만 이게 진짜 내 모습이고 내 마음이다!!!

중꺽마!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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