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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ustralia [워킹홀리데이]/첫번째 이야기 [1s t& 2nd 비자]

[호주 워홀] #4 평일엔 방토를 따고, 주말마다 술파티, 새로운 듯 단조로웠던, 잊지 못할 가이라에서의 일상들ㅣ(with 소중한 인연들)

by ㅣMyselfㅣ 2020.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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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홀] #4 평일엔 방토를 따고, 주말마다 술파티, 새로운 듯 단조로웠던, 잊지 못할 가이라에서의 일상들ㅣ(with 소중한 인연들)

2019.09.16 ~ 2020.02.03


4개월 정도 가이라에 정착해서 지냈던 순간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시골생활이 그렇듯, 매일같이 일하고 먹고 자고를 반복했다.

평일에는 새벽에 일어나 아침 6시 반까지 농장으로 출근했다.

매일 아침 조회와 간단한 스트레칭 후 일을 시작한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만을 기다리며 섭씨 30도의 유리온실 하우스에서 열심히 방울토마토를 따고,

집에 돌아오면 씻고 저녁 먹고 자기 바빴다.

쉬는 날엔 밀린 빨래와 도시락을 싸놓고, 1~2주에 한 번씩 장을 보러 시내로 나갔다.

호주에서 모든 것이 처음이라 모르는 것 투성이었고,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이 무수히 많았던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나는 호주에 느린 듯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아직도 내 발이 되어주는 붕붕이

 

처음 가이라에 도착해 카라반에서 지내고 있을 때 기적적으로 만난 내 붕붕이.

출근은 코앞이고 차는 없고, 조바심이 나서 하루 종일 페이스북만 뒤지던 찰나에, 운명적으로 만난 아이.

한국에서도 운전은 했지만, 차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대충 아는 것만 체크하고,

어차피 선택사항은 없었기에 진짜 고물만 아니면 사자 싶어서 사게 됐는데, 결론적으론 잘 산거 같다.

아직까지도 잘 달려주는 중. (조금 손봤지만^^)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

 

 

셰어하우스 내방에서

 

내 첫 셰어하우스, 내방.

여느 날처럼, 퇴근하고 와서 씻고 커튼을 내리려고 봤더니, 노을이 이쁘게 지고 있었다.

사진으론 다 못 담아내지만, 엄청 이뻤던 노을.

호주는 하늘, 구름이 참 예쁘다 :)

 

 

호주와서 자주 해먹는 오일파스타

 

한인마트도 없는 곳이라, 제일 만만한 게 파스타였다.

파스타 안 좋아했으면 어쩔뻔했나 싶을 정도로 유일하게 자주 해 먹는 요리.

간단하게 해 먹기 좋다.

토마토 크림보단 오일 파스타가 내 취향~

 

 

애기고추랑 대왕고추

 

호주 마트에는 청양고추가 없어서 매운 고추를 찾던 중 발견한 아이들..

크기 실화냐,,, 호주는 야채들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

처음엔 마트 가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지금은 스케줄처럼 소화한다ㅋ)

한국과 비슷한 것 같지만 신기한 거 천국^^

넘나귀여워서 한컷 찍어 봤다.

 

 

아미데일 디저트 카페에서

 

호주 와서야 말로 외식은 특별한 날에만 하는 것.

외식 이외에 커피 한잔 사 먹는 거 조차도 하지 않았던 나.

왜인진 모르겠지만, 마트 아니고서 다른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돈을 쓰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아마 돈 모으는데 혈안이 돼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엔 마냥 호주를 즐기진 못했었다.

그러다, 기분 전환하고 싶어서 큰 맘먹고 처음 가본 카페.

구글 평이 좋아서 찾은 곳이었는데, 직접 가보니 현지인도 많았다. 물론 커피랑 케이크도 맛있었다.

It was so good!

 

 

이게 1주일치인지 2주일치인지.. 한가득 장봐왔다

 

같이 살았던 대만 친구들과 자주 같이 나갔다. 이건 나의 짐만은 아닐 것이다.

마트를 매일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7일, 10일, 14일 주기로 번갈아 가면서 장을 봐온다. 지금도 그러는 중.

그렇다 보니 마트만 다녀오면 짐은 한가득이요, 냉장고 전쟁을 치러야 했다.

각자 구역은 나뉘어 있지만, 어떻게 테트리스를 잘할 것인가... 의 문제

냉동실은 따로 나눌 수가 없으니 눈치 봐가며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

장 보는 날은 하루를 통째로 반납해야 한다.

3~4시간은 기본으로 걸린다. 여기저기 세일을 쫒아서 마트투어를 한 뒤,

집에 돌아와 선 이것저것 정리하고, 소분해놓고 나면 하루가 끝나 있다.

요즘엔 요령이 생겨서 반나절이면 끝낸다.

참으로 다행이다^^

 

 

이사하기전 마지막(?) 저녁파티

 

아마 내 기억엔 다른 셰어하우스로 이사 가기 전, 조촐한 저녁 파티를 했던 사진 같다.

멀리 가는 건 아니었고, 바로 근방으로 이사를 했다.

그러고도 매주 같이 파티했던 건 안 비밀,

아마 이 파티를 시작으로 매주 주말마다 모여서 웃고 떠들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보쌈을 해봤는데 아주 인기가 좋았다.

(파티 때 주로 보쌈이나 닭볶음탕을 했다.)

김치를 볶은 건 신의 한 수!

같이 살던 대만 언니 요리 솜씨가 아주 일품이었는데,

자주 먹을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그래도 종종 약속을 잡고, 같이 저녁을 먹곤 했다.

 

 

쉬는날엔 뭐다? 마늘까기 퀘스트중

 

이사하고 첫 주말.

뼛속까지 한국인인 나는, 마늘 없인 못 산다.

모든 요리엔 마늘이 필수이거늘,, 호주 마트엔 깐 마늘이 안 판다.

절망적이었다지.. 처음엔 간 마늘도 파는지 몰라서 일일이 다 다져서 매번 음식을 해 먹었다. (지금은 사 먹는다)

마늘 까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처음 알았다.

마치 과거로 돌아가 사는듯한 기분.

그래도 마늘 까는 시간은 좋았다 멍도 때리고 여유롭고...

 

 

어느날 브런치

 

출출할 때 자주 해 먹었던 샌드위치.

샌드위치는 참치 샌드위치가 최고다.

거기에 아메리카노 한잔이면 금상첨화.

 

 

처음 이사와서 1주일동안 먹었던 샐러드

 

이사하고 난 뒤, 급격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밥해먹는 것도 귀찮아서 며칠 동안 저녁에 샐러드만 해 먹었다.

맥주 곁들인 건 안 비밀^^

일 마치고 집에 와서 예능 보며 먹는 저녁은 매우 꿀맛.

 

 

같이일했던 퉁가친구들과 바베큐파티

 

내가 일했던 팜에는 퉁가에서 온 친구들과 같이 일했다.
매년 6개월마다 한 번씩 와서, 일하고 돌아가고를 반복한다고 했다.
애들이 성격도 좋아서 매일같이 먼저 인사해주고, 일할 때 장난도 자주 친다. 덕분에 친해진 듯.

한 번씩 저녁도 같이 먹었다. 그러던 중 디너 초대를 받아서 대만 친구들과 다 같이 놀러 갔다.
치킨, 소시지, 생선 등등 이것저것 다 구워줬는데, 진짜 맛있었다. 레알루 JMT.
호주에서는 처음 해본 바비큐 파티였다.

 

 

1인 1디쉬 필수

 

대만 친구들은 파스타와 오븐치킨을 만들어 왔다.

나는 닭볶음탕을 했다. 저번에 먹어보더니 한번 더 해달라고 해서 급하게 만들었다.

매울 텐데, 퉁가 친구들도 맛있게 잘 먹어줬다.

핵뿌듯^^

파티엔 음악이 빠질 수 없지. 스피커가 얼마나 크던지, 동네가 빵빵 울렸다ㅋ

카드게임도 하고, 춤도 추고, 농장에서 일하면 파티가 일상이라더니.. 정말 그러했다.

파티 안 하는 주말이 아쉬울 정도,

 

 

딱 한번 가봤던 놀이터.

 

호주에도 놀이터가 있더라 (당연한 거 아니냐?)

한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뭐 비슷비슷하다.

동네가 조용하니 눈감고 그네 타면 바람소리가 다 들린다.

그물로 된 그네가 있었는데, 거기 앉아서 찍은 사진이다.

하늘도 맑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고, 기분 좋았던 어느 날.

 

 

크리스마스 파티

 

가이라에서 지낸 지 3개월째..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름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대만 언니가 자기가 음식을 다 준비할 테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코스요리로 차려줬었는데, 정말 근사했다.. 진심 멋있어..

버섯 리조토, 해물 샐러드, 바비큐립, 거기다 처음부터 직접 다 만든 딸기 케이크까지.. WOW

 

이날은 소소하게 자칭 베프들의 모임이었다.

여기 온 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 급격히 친해져서, 가이라 있는 내내 같이 붙어 다녔다.

아마 이 친구들이 없었다면 난 무지 외롭고 심심했을 거다.

지금도 가끔 연락하고 지내는데 너무 보고 싶다.

 

 

짠짠짠

 

 

 

다같이 샤브샤브 해먹었던 날.

 

내가 또 샤부샤부 좋아하는 줄 어찌 알고~~~~

대만 언니 동생이랑 먹었던 샤부샤부 런치

만두도 손수 빚어서 먹었다. 얼마 만에 빚 어보는 만두였던가.. 추억 돋았다.

집에서 해 먹으니 맛도 좋았다.

한국에서 보다 더 잘 챙겨 먹는 기분.

 

 

직접 만든 밀크티

 

여느 파티하던 날..

대만 동생이 팥 같은 걸 막 쑤길래, 뭐하나 싶었는데, 티를 우려내더니 갑자기 밀크티가 나왔다.

알고 보니 팥이 아니라 펄^^

대만에서는 집에서도 밀크티를 해 먹는다고 했다.

우리가 식혜를 해 먹는 것처럼 그런 걸까?

근데 진심 달달하니 펄은 쫀득하니 내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두 잔이나 마셨다. 다들 진심 금손들이야..

 

 

연말파티

 

2019년 12월 31일.

우리는 다 같이 모여 앉았다. 대략 9~10명 정도 모였던 것 같다.

오늘도 1인 1 디쉬^^

하지만 대만 언니는 이것저것 많이도 준비했다. 아주 큰손이야~!

나는 당면 만두랑 김치찜을 해갔다.

아오.. 지금 봐도 군침 돈다.

이날은 다 같이 먹고 놀다가 TV로 새해를 같이 맞이하기로 했다.

진짜 웃긴 건 살고 있는 각 나라마다 시간이 다 달라서, 1시간에 1번씩 2020년을 새로 자꾸 맞이했다는 점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진짜 웃기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마셨던 술

 

사진보다 더 어마어마하게 마셨다.

이건 새발의 피일뿐..

아침 7시까지 마셨던 것 같다. 정말 미쳤지..

그러고 집에 가서 바로 뻗었는데, 그 날은 속이 뒤집어질 때로 뒤집어지고, 하루 종일 난리도 아니었다.

술 먹고 토해본 게 아주 오랜만이었다지... 

아니지.. 크리스마스 때도 사실 만취했었다.

ㅋㅋㅋㅋ 어째 한국에 있을 때도 자주 못 마시는, 이 독한 술들을 물처럼 마시게 되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하긴 여긴 소주가 비싸니까,,, 양주 가격이랑 비슷하다.

취하기 전까지 술 게임 왕창 하고, 수다 떨고, 닌텐도 스위치도 했다.

알딸딸하게 취해가지고, 엄청 춤췄네...ㅋㅋㅋㅋㅋ

그렇게 신나게 다 같이 2020년을 맞았다!

 

 

가이라를 떠나기전, 친구들이 차려준 마지막 저녁식사

 

사실 몸이 계속 좋았더라면, 난 아마 지금도 토마토 팜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일하면서 안 쓰던 근육들을 쓰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다.

거의 2~3달 가까이 고생했다. (처음 1달 빼고 일하는 내내 계속 아팠다고 보면 된다...ㅠㅠ)

농장에서는 나를 데리고 병원까지 왔다 갔다 해주고, 약도 지어주고, 일도 쉬운 일로 바꿔주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총동원했는데도 불구하고, 내 몸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깨가 너무 아파서, 한국에 3주 정도 다녀오기로 결심을 했고, 

농장에는 2주 전에 얘기했다. 혹시나 해서 휴가를 받아서 다녀올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비수기 시작이기도 했고, 아픈 나를 다시 써줄 리가 없지...ㅎㅎㅎ

그렇게 퇴직 서류를 작성하고,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한국에 다녀온다는 게 사실 돈 낭비 시간낭비라고 생각이 들어서 한 달 가까이 계속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었다.

몸이 힘든 만큼 한국이 너무 그립고, 당장 가고 싶어서 못 참을 지경이었다.

엄마도 너무 보고 싶었어.......

 

어쨌든, 내가 떠난다고 하니 마지막 식사라도 하자며, 또 나를 불러준 대만 언니랑 동생..

이렇게 사랑이 넘치기 있냐는..♡

지금까지도 그런 생각이 든다. 이만큼 좋은 사람들을 내가 호주 생활하는 동안 또 만날 수 있을까?

즐거울 때나 힘들 때, 우울하거나 그냥 그저 그런 날도,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준 친구들..

헤어지기 너무 아쉬웠다. 이렇게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

그렇게 섭섭함을 뒤로한 채 저녁을 같이 먹고, 못다 한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가이 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대만동생이 직접 만들어준 선물

 

헤어지기 전, 대만 동생이 갑자기 뭔갈 총총 들고 왔다.

"언니 꺼야~" 하며 건네준 선물.

너무 깜찍해! 저 옆에 돌돌 말린 게 편지다.

아 정말 너무 감 동쓰 받았다.

직접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면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귀엽기도 하고 너무 고마웠다.

이렇게 날 생각해 주다니.. 정 많은 친구들..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나도 준비했다 선물!

 

이대로 헤어지긴 너무 아쉬웠다.

그동안 받은 게 너무 많아서, 어떻게 서든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었다.

뭘 줘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디퓨저를 구입했다.

좀 더 좋은걸 주고 싶었는데, 막상 뭘 사야 할지 모르겠더라..

각자 방들이 있으니, 놔두면 좋겠다 싶어서..

오랜만에 정성 들여 편지도 써보고 (그것두 영어로) ㅎㅎㅎ...

기분 좋아할 모습을 상상하니, 내심 흐뭇했다.

선물은 서프라이즈로 줬다. 떠나기 전 각자 집 앞 우편함에 넣어놓고, 톡을 보냈다.

안녕 잘 있어~

 

 

가이라에서

 

이렇게 짧게나마 내 가이라 생활을 정리해봤다.

사실 못다 한 얘기들이 아직 많지만, 여기서 마무리해보려 한다.

수없이 먹었던 음식 사진들 그리고 같이 찍었던 사진들..

욕심내서 다 올리려고 보니 너무 많다 ㅎㅎㅎ. (같이 찍은 사진들은 왠지 올리면 안 될 것 같아서..)

 

나에게 즐거움과 행복한 일상들을 선물해준 친구들 그리고 가이라..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순간들일 것이다.

무엇이든 첫 경험은 소중하고 잊어버리기 쉽지 않으니까..

 

언젠간 흐려질 기억들이지만, 가끔씩 기분 좋게 꺼내어 볼 수 있는 추억이 되길 바라며..

얼마나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이 많은지 알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호주 워홀.

앞으로도 행복하게만 살자^^

-가이라 일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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