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journal|독서록] #1 심리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줄이야| 심리학 책 추천| 읽고 생각하고 기록하기| 도서 리뷰|
처음으로 완독 한 심리학 책_소개글
예전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있었다. 어릴 때는 심리테스트도 좋아해서 하루종일 그것만 찾아서 한 적도 있다. 내가 처음 심리학 책을 접했던 건 15년 전쯤 서점에 갔을 때였다. 책을 사러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심리학 코너를 발견해 몇 권 뒤적여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 당시 책을 펼치자마자 '아! 너무 어렵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생각보다 두꺼운 책 두께에 손을 놔버렸던 기억. 그때의 그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그 뒤로는 심리학책이라고 하면 시도하기 두렵고 무서운(?) 느낌이 들어 읽어보고 싶어도 괜스레 피하게 되는 장르였다. 그러다 요새 부쩍 독서에 대한 나의 태도가 깊어지면서 여러 가지 장르를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심리학을 심도 있게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심리학도 그 안에 종류가 많아서 여러 심리학 책들을 읽어보면서 내가 정말 관심 있고 공부하고 싶은 심리학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싶어졌다.
"심리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줄이야" 류혜인 지음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무슨 책을 들어볼까? 하고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일단 제목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심리학이 재미있다니!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목차와 책 소개를 봤다. "재미와 지식을 한꺼번에 얻는 동화로 읽는 심리학! "이라는 첫 소개말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목차를 보니 내가 한 번쯤은 읽어봤던 동화들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었다. 오호! 이거 흥미가 생기는걸! 과연 어떤 식으로 심리학을 풀어냈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바로 읽기를 시작했다.
저자가 말하길 이 책은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책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심리학을 최대한 쉽게 재미있게 접근하도록 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동화를 통해 캐릭터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여러 심리학법칙을 흥미롭게 풀어나간 책이다. 이 책이 좀 더 흥미로웠던 점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들을 빗대어 적용할 수 있게 풀어낸 점이다. 그래서 듣는 내내 책 내용에 더 빠져들어서 들을 수 있었다.
목차 및 책의 구성
이 책은 25가지 동화를 통해 심리학을 풀어낸다. 동화 속 주인공들의 각자 고민과 상황들을 이야기하고,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심리를 파악하여 익히 알려진 대로의 동화 속 결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이해해 보면서 심리학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01 나에게 옳은 것은 분명 남에게도 옳을 것이다 <여우와 두루미>의 허구적 합의 효과
02 지금 행복하자고 하면서 왜 미래에 집착할까 <개미와 베짱이>의 만족 지연
03 설득을 잘하고 싶다면 첫말을 잘해야 한다 <비겁한 박쥐>의 닻 내림 효과
04 도울 사람이 많을수록 더 도와주지 않는다 <성향팔이 소녀>의 방관자 효과
05 육체의 허기보다 마음의 허기가 더 괴롭다 <백설공주>의 접촉 위안
06 왜 내가 응원하는 팀은 매번 지는 걸까 <새벽닭과 일꾼>의 착각적 상관
07 큰 부탁을 하고 싶을 때는 작은 부탁부터 <해님 달님>의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
08 사람이 아닌 상황을 봐야 하는 이유 <부자와 당나귀>의 기본적 귀인 오류
09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진다 <빨간 구두>의 심리적 반발심
10 최고의 선택보다는 최선의 선택이 낫다 <인어공주>의 만족자의 법칙
11 기회가 될 때마다 도움을 베풀어라 <황새의 판결>의 상호성의 법칙
12 집단이 커질수록 개인은 더 노력하지 않는다 <짧아진 바지>의 링겔만 효과
13 나보다 잘난 사람에 기대는 심리 <못 믿을 선비>의 반사된 영광 효과
14 좌절감이 커지면 공격성도 커진다 <어부와 마신>의 좌절-공격 가설
15 옷이 날개가 되는 심리학적 이유 <선비의 옷>의 고정관념과 편견
16 합리적인 사람도 가짜뉴스를 사랑한다 <사또의 판결>의 확증 편향
17 급한 성격은 심장 질환을 유발한다 <바람과 태양>의 A형 행동 유형
18 3등이 2등보다 더 행복한 이유 <우산장수와 짚신장수>의 틀 효과
19 왕따를 당하는 것보다는 틀린 것이 낫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동조 효과
20 내가 선택한 것은 모두 옳아야 한다 <여우와 포도>의 인지 부조화
21 얼굴이 이쁘면 성격도 이쁠 것이다 <신데렐라>의 헤일로 효과
22 완전한 사랑에는 3가지가 필요하다 <사랑에 빠진 사자>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
23 썩은 사과보다 썩은 상자가 문제다 <레 미제라블>의 모의감옥 실험
24 긍정은 꼴등도 일등을 만든다 <평강공주와 온달>의 로젠탈 효과
25 적절한 상과 벌이 미래를 좌우한다 <도둑이 된 소년>의 강화와 처벌
기억에 남는 챕터 & 문단
제일 기억에 남는 챕터는 <인어공주>의 만족자 법칙이다. 챕터 내용을 조금 간추려 보자면, 동화 속 인어공주는 육지에 있는 왕자님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 그녀는 인간의 다리를 얻기 위해 걸을 때마다 가시밭길을 걷는 듯한 고통과 자신의 목소리를 맞바꾼다. 그리고 두 번 다시는 바닷속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만다. 육지로 올라가 왕자님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미래를 꿈꾸지만 정작 현실은 다른 공주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목격하고 끝끝내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는 심리는 선택하는 방식에 따라 사람을 '극대화자'와 '만족자'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 안에 기억하고 싶은 문장*
'극대화자'란 어떤 상황에서든 '최고'의 선택만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말한다. 예를 들어 10가지의 선택사항이 있을 때 그 열 가지의 경우를 다 생각하고 따지며 최고의 선택을 하고, 최고의 행복만을 노린다. 반면 '만족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 정도면 괜찮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야"처럼 생각하는 사람을 말하며, 대체로 일단 선택하면 다른 것을 더 알아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 정도 선에서 만족하는 것이다. 사람은 선택의 결과가 좋지 않거나 더 좋은 대안이 있었음을 알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기 쉽다고 한다. 내 선택이 최고가 아니었음을 알게 될 때 극대화자와 만족자는 서로 다르게 반응한다. 극대화자는 미처 고르지 못한 다른 선택지들을 생각하면서 만족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의 과거 선택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며 계속해서 후회를 한다. 하지만 만족자는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해 만족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자신이 한 선택보다 더 나은 선택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그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함으로써 만족하는 것이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늘 극대화자였던 것 같다.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수도 없이 고민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최고의 선택을 했다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결국 내가 틀렸다고 생각이 들 때는 한없이 후회하는 일을 반복했다. 더 나아가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으며, 그런 행동들을 반복함으로써 자존감이 점점 낮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지금은 만족자처럼 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모든 선택에 훌륭한 답은 없으며 결국엔 내가 한 선택에 만족하고 책임을 지는 것만이 답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마무리(리뷰)
이밖에도 <개미와 베짱이> <해님 달님>등등 내 마음에 쏙 와닿는 심리학 이야기가 많았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심리학들이 내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재밌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이러이러한 점은 나도 살아가면서 써먹어봐야지 라는 생각도 했고, 이러이러한 부분은 고쳐나가야겠다 생각도 들었다. 단순하게 심리학은 이런 게 있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깨달음과 교훈도 얻을 수 있어서 더욱더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한 번쯤은 가볍게 읽어보기 좋은 책인 것 같다. 완독 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목차를 보고 끌리는 챕터만 짧게 읽어봐도 좋다. 너무 재밌어서 결국 금세 책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